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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명 | 그리움을 품고 산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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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 9791188255870 |
정가 | |
할인가 | 10,8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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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김기석 |
출판사 | 비아토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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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시간 속을 걷는 길벗들을 마음에 그리며
부러진 다리에 부목을 대는 심정으로 써 내려간 편지
‘사회적 거리 두기’, ‘비대면 예배’라는 신조어가 생기고, 주일마다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하고 친교를 나누는 전통이 어느새 지역 사회와 이웃을 위험에 빠뜨리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변해 버린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아슬아슬한 희망을 품고 고단한 시간을 건너는 길벗들과 그리운 교우들에게 보낸 스물아홉 통의 편지를 엮은 책이다.
책 속에서
사람들이 드나들지 않는 예배당은 쓸쓸하기 이를 데 없다. 아무도 없는 텅 빈 예배당에 올라가 홀로 앉아 있으면 환청처럼 우렁찬 찬송 소리가 들린다. 식탁 친교를 나누던 지하 친교실에 가서 어둠 속에 서 있으면 소곤소곤 두런두런 사람들이 나누는 이야기, 마치 폭죽 터지듯 터지던 웃음소리가 떠오른다. 주방 국 솥에서 자욱하게 피어오르던 김이며, 설거지하다 잠시 허리 쉼을 하는 교우들의 얼굴도 떠오른다. 일상이 더 이상 당연하지 않을 때 기억 속에 환기되는 일상은 다양한 색깔로 다가온다. p. 8
우리 삶에 느닷없이 닥쳐온 불행과 고통에 속절없이 무너지기보다는 그것을 ‘공감의 연민’의 재료로 삼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지금은 비록 얼굴을 맞대고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서로가 기댈 언덕임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었을 때 저 멀리 보이는 불빛 하나가 희망이 되는 것처럼, 우리가 서로에게 그런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저기 누군가가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절망의 심연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p. 68
계단을 올라 집 현관 앞에 이르자 휠체어에 앉아 계신 장로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다가가 손을 잡은 우리를 장로님은 소리 없는 울음으로 반겨 주셨습니다. 아이처럼 우시는 그 모습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잠시 지나온 시간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찬송가를 함께 부르고, 시편 77편을 읽었습니다. 히브리의 시인은 고난의 시간을 회상합니다. 삶이 고달파서 하나님께 부르짖었지만, 하나님은 매정하게도 그 기도를 들으실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는 것입니다. 참담한 경험입니다. pp. 180-181
차가운 날이 당분간 계속된다고 합니다. 옷 따뜻하게 입으시고, 목도리도 꼭 두르고 다니시면 좋겠습니다. 몸은 멀리 있어도 우리가 한 몸 공동체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하루하루 맑고도 선선한 미소로 시대적 우울을 몰아내십시오. 주님이 우리와 함께하십니다. p. 192
출판사 리뷰
낯선 시간 속을 걷는 길벗들을 마음에 그리며
부러진 다리에 부목을 대는 심정으로 써 내려간 스물아홉 통의 편지
코로나19는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낯선 장소와 시간 속에 우리를 던져 놓았다. 이제는 어디를 가든 체온을 재고 QR 코드 찍는 일이 익숙해졌고, ‘사회적 거리 두기’, ‘비대면 예배’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주일마다 교회에 모여 함께 예배하고 친교를 나누던 신자들의 아름다운 전통이 어느새 지역 사회와 이웃을 위험에 빠뜨리는 이기적인 행동으로 변해 버린 시대를 지금 우리는 살아가고 있다.
■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교우들에게 보낸 목회 서신
이 책은 공식 예배 시간을 통해 코로나 시대에 그리스도인이 붙들어야 할 본질적 가치에 관해 선포해 온 저자가 2020년 봄부터 겨울까지 ‘목회 서신’이라는 이름으로 교우들에게 보낸 스물아홉 통의 편지를 엮은 책이다. 처음에는 “우리가 함께 잃어버린 시간을 기록하는 동시에 그리스도인의 지향이 무엇인지 상기시키려는 마음”으로 편지를 쓰기 시작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비록 얼굴을 맞대고 손을 마주 잡고 두런두런 담소를 나누지는 못해도, 우리는 절대 혼자가 아니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고픈 마음으로 펜을 들었다.
■ 편지를 그만 쓰고 싶은 무력감에 사로잡히는 순간
그러나 편지 쓰는 일을 그만두고 싶은 마음에 사로잡힐 때도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벼랑 끝에 선 듯 위태로운 나날을 보내는 이들에게 너무 한가한 소리로 들릴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교인들이 겪는 절절한 삶의 현장을 잘 알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사로잡힐 때면 말의 부질없음을 새삼 자각하곤 했다. 그런 순간순간을 되돌아보며 저자는 “할 말이 없을 때도 있었고, 하기 싫을 때도 있었다”라고 고백한다.
■ 단 몇 사람의 마음이라도 어루만지길 소망하며
그래도 저자는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에서는 한 주도 거르지 않고 편지를 썼다. 교회가 사람들에게 분노와 염증을 유발하는 집단으로 전락해 버린 시대에 오랫동안 신앙인이라는 정체성을 품고 살아온 이들이 느낄 고통과 비애와 상실감을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도 저자는 “부러진 다리에 부목을 대는 심정”으로 매주 교우들에게 편지를 쓴다. 편지 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는 지금이야말로 폐허 더미를 정리하고, 무너진 터전을 다시 일으켜 세우고, 새로운 신앙의 집을 지어야 할 때라고 믿기 때문이다.
들어가는 말
보고픈 이들에게
자꾸 그리다 마음에 새겨진 그리움
새 시대의 산파가 되어
우리에게는 날개가 있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가 되어
지금은 인내의 시간
혼잣소리로는 할 수 없겠네
희망의 불씨를 지키는 사람들
하늘 숨 들이마시고
웃음 띤 얼굴로
로제트식물처럼
제 소임에 충실하면
삶의 벼릿줄
기꺼이 빠져들기
껍질을 벗는다는 것
머뭇거림으로 만드는 평화
측량할 수 없는 사랑 속으로
존재, 사라짐, 아름다움의 순환
할 수 있지만 하지 않는 것이 사랑
의의 연장이 되어
쓰라림을 빛나는 보석으로
세속의 성자들
세 겹 줄처럼 든든하게
함께 살며 엮어 가는 이야기
소망을 품은 기다림
가젤의 지혜
함께 지어져 가는 우리
어둠을 찢는 사람들
은총의 신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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